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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semite Panorama Trail

Yosemite’s Most Breathtaking Trail

Yosemite의 Panorama Trail은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하이킹 코스 중 하나로, 이름처럼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Glacier Point에서 출발해 Yosemite Valley까지 이어지는 약 12.8km(8마일) 길이의 트레일로, 전 구간 내내 탁 트인 절경이 펼쳐진다. 길을 따라 이어지는 Illilouette, Nevada, Vernal Falls 등 Yosemite를 대표하는 세 개의 폭포와 깎아지른 절벽, 깊은 계곡이 어우러져 Yosemite 특유의 웅장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코스다.

Glacier Point

우리는 트레일의 시작점인 Glacier Point까지 Glacier Point Tour를 이용해 이동했다. Yosemite Valley Lodge에 차를 주차한 뒤, 미리 예약해둔 투어 셔틀을 타고 Glacier Point까지 올라가 그곳에서 Panorama Trail 하이킹을 시작했다. 트레일을 따라 Yosemite Valley로 내려오면 Happy Isles 정류장에 도착하게 되는데, 여기서 다시 Yosemite Valley 셔틀을 타고 Yosemite Valley Lodge로 돌아오는 동선이었다. Glacier Point Tour 티켓은 공식 웹사이트에서 사전에 예약했으며, 성인 기준 편도 요금은 $28.50이었다. (Glacier Point Tour)

Glacier Point에 도착했을 땐 아직 이른 아침이라 공기가 선선하고 상쾌했다. 탁 트인 전망과 함께 본격적인 하이킹을 앞두고 있다는 생각에 설렘이 먼저 밀려왔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껏 해본 적 없는 길고 긴 하이킹을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스쳤다. 하지만 그 모든 생각은, 한 걸음 내딛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Yosemite의 풍경 속으로 스며들듯 사라져버렸다.

우리는 저 멀리 보이는 Half Dome과 Nevada Fall, Vernal Fall을 배경 삼아 부지런히 걷기 시작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저 그림처럼 느껴졌고, 저 멀리 떨어져 있는 폭포들 사이를 실제로 걷게 된다는 사실이 어쩐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Illilouette Fall

트레일 초반은 평지와 완만한 내리막과 오르막이 이어졌고, 숲길 사이사이로 햇살이 비쳐 걷는 내내 기분이 상쾌했다. 약 2마일쯤 걸었을 때, 첫 번째 포인트인 Illilouette Fall 전망대에 도착했다. 강한 물줄기가 바위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풍경은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생생함이 있었고, 절벽 끝에 서서 바라보는 그 순간이 제법 짜릿했다. 이곳은 트레일 중간중간 만나는 쉼표 같은 지점으로, 잠시 숨을 고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Illilouette Fall을 내려다보며 잠시 쉬는 동안, 살짝 더워지기 시작한 날씨에 맞춰 아우터를 벗고, 미리 챙겨온 썬크림을 덧발랐다. 가방에서 간단한 간식도 꺼내어 먹으며 숨을 돌리고, 다시 이어질 긴 하이킹을 위해 천천히 몸과 마음을 재정비했다. 시원한 폭포 소리에 더 머무르고 싶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시 걸음을 옮겼다.

Illilouette Creek

약 25분 정도 더 걷다 보니 트레일은 다시 숲속으로 이어졌고, 곧 Illilouette Creek이 나타났다. Creek 주변에는 하이킹 중 잠시 쉬어가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고, 우리도 그 흐름에 섞여 잠깐 발걸음을 멈췄다.

맑고 잔잔하게 흐르는 물줄기와 고요한 숲 풍경이 어우러져, 걷는 내내 쌓였던 긴장이 스르르 풀리는 느낌이었다. 물놀이는 할 수 없었지만, 투명한 물이 너무 예뻐 우리도 조심스럽게 발을 담가보았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에 소름이 돋을 만큼 시원함이 느껴졌고,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청량함이 몸을 깨우는 듯했다.

이곳에는 Creek 위로 놓인 다리도 있었는데, 그 다리를 지나며 바라본 풍경은 말 그대로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잔잔한 분위기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Nevada Fall

Illilouette Creek을 지나 다시 걷기 시작한 지 한 시간 반쯤 되었을 때, 드디어 Nevada Fall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아직 1.1마일이 남았다는 표시를 보는 순간, 생각보다 멀다는 느낌에 살짝 지치는 기분도 들었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 만큼 끝까지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트레일은 점점 경사가 생기기 시작했고 다리도 무거워졌지만, 걷는 동안 왼쪽으로 펼쳐지는 Half Dome의 반대편 풍경이 계속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시 숲길을 따라 걷는 동안, 점점 힘이 빠지기 시작해서인지 자꾸만 지금 어디쯤 왔는지 확인하게 됐다.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얼마나 남았지? 같은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러던 중, 멀리서부터 희미하게 들리던 물소리가 점점 또렷해지기 시작했고, 그제야 Nevada Fall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게 실감 났다.

드디어 도착한 Nevada Fall. 멀리서 봤을 땐 믿기 어려울 만큼 멀게 느껴졌던 폭포가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자, 그 크기와 위압감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물줄기는 바위 절벽을 따라 쏟아져 내리며 굉음을 냈고, 그 주변을 감싸는 안개와 물보라가 폭포의 거대한 에너지를 실감하게 했다. 전망대 근처에 도착해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본 Nevada Fall은 지금껏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실제로 마주했을 때의 생생함과 압도감이 있었다.

참고로 이 지점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쏟아지는 Nevada Fall의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었고, 폭포를 옆에서 더 가까이 마주하려면, 다시 한 번 경사가 있는 길을 따라 약 30분 정도를 더 내려가야 했다. 옆에서 바라본 Nevada Fall은 위에서 봤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거대한 물줄기가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며 내는 소리와 물보라,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절벽의 스케일이 압도적으로 다가왔다.

Vernal Fall

Nevada Fall을 지나 한 시간 정도 더 내려가자, 곧 Vernal Fall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이지 이때부터는 다리가 너무 아파서 한 걸음 한 걸음이 버겁게 느껴졌다. 내리막이라 금방 내려갈 줄 알았던 생각은 오산이었고, 오히려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은 점점 더 커졌다. 하지만 눈앞에 힘차게 떨어지는 Vernal Fall의 물줄기와 그 주변을 가득 채운 물안개 덕분에, 피로 속에서도 잠시나마 감탄이 먼저 나왔다.

특히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할 수 있어서 더 생생하게 다가왔고, Vernal Fall의 물줄기가 흘러가는 풍경은 정말이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웠다. 짙은 초록의 숲과 안개처럼 흩날리는 물보라 사이로 햇살이 스며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이 숲 어딘가에 요정이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상상이 들었다.

Vernal Fall을 지나 30분 정도 더 내려가자 본격적으로 Mist Trail 구간이 시작됐다. 이름처럼 폭포에서 튀는 물보라가 길 전체를 덮고 있었고, 바위 계단은 젖어 있어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물방울이 얼굴에 닿을 때마다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고, 시원한 바람과 물소리, 햇살까지 어우러진 이 길은 마치 숲속의 또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다.

물안개 사이로 햇빛이 비치면서 쌍무지개가 떠 있었는데, 정말 이 긴 트레일을 걸어온 보상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미끄러운 길이라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는 없었지만, 그만큼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 구간이었다.

Yosemite National Park, Glacier Point Rd, California 95389

Glacier Point Gift Shop & Snack Stand

Vernal Fall을 지나 한 시간 정도 더 내려오니, 드디어 긴 하이킹이 끝났다. 처음 Glacier Point에서 출발해 Yosemite Valley까지 걸은 총 시간은 약 7시간 반. 힘들고 지치는 순간도 많았지만, Yosemite의 절경을 온몸으로 느끼며 걸었던 이 하루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처음엔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쌓여가며 결국은 도착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놀라웠다. 자연이 주는 압도적인 아름다움과 그 안에서 온전히 나를 마주할 수 있었던 이 경험은, 단순한 하이킹 이상의 무언가로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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