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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ma

Coming Home [Season Two]

Ahma의 두 번째 시즌 프로그램 ‘Coming Home’은 한 사람의 기억 속에 자리한 또 다른 집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금 살고 있는 공간과는 별개로,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있는 풍경과 냄새,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맛들. 이번 시즌은 Josh가 기억하는 대만의 모습과 그곳에서의 추억을 커피와 디저트로 풀어낸 테이스팅 코스로, 단순히 특정 음식이나 음료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여행을 따라가듯 천천히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코스는 누가 크래커와 카스카라 티로 구성되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누군가 대만에서 사 온 과자를 집에서 꺼내 먹으며 익숙한 기억 속으로 천천히 들어가는 순간을 표현한 코스였다. 바삭하게 구워진 크래커와 부드럽고 쫀득한 누가의 조합은 익숙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았고, 카스카라를 사용한 차는 은은한 단맛과 함께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특히 카스카라 티는 한국의 대추차를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풍미가 느껴졌지만, 보다 가볍고 맑아서 부담 없이 즐기기 좋았다.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기 전,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한 인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두 번째 코스에서는 대만의 아침 풍경이 펼쳐졌다. 이른 아침 창밖으로 들려오는 스쿠터 소리와 천천히 시작되는 하루를 떠올리며 구성된 코스로, 콜드브루와 차가운 젤리 디저트가 함께 제공되었다. 콜드브루는 전체적으로 맑고 깨끗한 인상이 돋보였고, 은은하게 퍼지는 꽃 향과 부드러운 산미가 인상적이었다. 함께 나온 젤리 디저트는 시트러스와 오스만투스 향이 더해져 무더운 여름날 더위를 식혀주는 대만식 디저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탱글한 식감과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부담스럽지 않았고, 입안에 남는 여운도 가벼워 아침의 차분한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 Josh의 기억과 Mei의 추억이 자연스럽게 겹쳐지며, 하나의 문화가 아닌 서로 다른 기억들이 함께 녹아든 코스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세 번째 코스는 여행이 익숙해질 무렵의 오후를 담아냈다. 골목길을 천천히 걸으며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고, 집으로 돌아갈 때 가져갈 작은 선물들을 고르는 풍경처럼 파인애플 케이크에서 영감을 받은 비스킷과 잼, 그리고 커피가 함께 구성되었다. 비스킷은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부터 버터의 고소한 향이 은은하게 퍼져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었다. 한입 베어 물었을 때는 담백하면서도 가벼운 식감이 인상적이었고, 파인애플과 윈터멜론을 함께 사용한 잼은 과하게 달지 않으면서도 산뜻한 과일 향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익숙한 파인애플 케이크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보다 섬세하고 가벼운 방식으로 풀어낸 느낌이었으며, 함께 제공된 커피 역시 디저트의 풍미를 해치지 않으면서 전체적인 균형을 차분하게 완성해주었다. 대만을 대표하는 디저트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기억과 정서는 그대로 유지하고자 했다는 점이 느껴지는 코스였다.

잠시 이어진 인터미션에서는 새콤한 풍미가 인상적인 음료가 제공되며 다음 코스로 넘어가기 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었다. 캘리포니아의 가볍고 차갑게 즐기는 레드 와인에서 영감을 받아 표현된 음료는 산뜻한 산미와 깔끔한 여운이 돋보였고, 입안을 정리해주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주었다. 마치 늦은 오후의 열기가 서서히 가라앉고 밤의 활기가 시작되기 전 잠시 쉬어 가는 시간처럼 느껴졌고, 이어질 야시장의 분위기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네 번째 코스에서는 대만의 밤과 야시장의 활기찬 분위기가 펼쳐졌다.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와 끊임없이 들려오는 소리, 그리고 공기 속을 채우는 음식 냄새까지 떠올리게 만드는 구성으로, 버블티와 팝콘 치킨이라는 대만의 대표적인 조합을 Ahma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버블 밀크티 대신 에스프레소를 활용한 라떼가 등장하고, 팝콘 치킨은 샌드위치의 형태로 표현되며 친숙한 음식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특히 대만에서 먹었던 얼굴만 한 크기의 치킨 커틀릿에서 영감을 받아 치킨이 빵보다 크게 튀어나오도록 만든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바삭한 식감과 향신료의 풍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익숙한 야시장의 풍경을 Ahma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특히 기억에 남는 코스였다.

마지막 다섯 번째 코스는 여행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여행은 끝났지만 그곳에서 경험했던 맛과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고, 어느새 두 개의 서로 다른 공간이 하나의 추억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대만식 빙수에서 영감을 받은 디저트와 밀크 펀치는 대만과 캘리포니아가 함께 공존하는 순간을 표현하며 이번 여정의 마지막을 차분하게 정리해주었다. 특히 빙수에 땅콩이 올라간 조합은 처음이었는데, 의외로 고소한 풍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인상을 남겼다. 함께 올라간 설탕에 조린 듯한 딸기는 부드러운 단맛을 더해주었고, 인절미 가루의 고소함이 더해지면서 전체적인 맛이 한층 포근하게 느껴졌다. 서로 다른 재료들이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마지막 코스를 더욱 편안하게 마무리해주었다.

San Gabriel

Ahma

전반적으로 Ahma의 ‘Coming Home’은 단순히 대만의 맛을 소개하는 시즌이 아니라, 익숙한 기억과 새로운 해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경험에 가까웠다.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하루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대만의 풍경을 떠올리게 되었고, 각 코스에 담긴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이어지며 하나의 여행처럼 느껴졌다. 한 끼를 먹고 마시는 경험을 넘어 천천히 시간을 들여 여운을 음미하고 싶을 때, 다시 떠올리게 될 만한 시즌이었다.

A Coffee & Dessert Omakase by Josh Lu

Ahma는 커피와 디저트를 단순히 ‘마시는 것’이나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섬세하게 완성된 인테리어는 자연스럽게 시선을 머물게 했고, 그 안에 앉아 있는 동안만큼은 온전히 나만을 위한 공간에 초대받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날 경험한 Ahma의 첫 시즌 프로그램 ‘Beginnings’은 총 5코스로 구성된 테이스팅 메뉴로, 각각의 코스는 작지만 의미 있는 순간들이 사진의 한 장면처럼 차분하게 이어졌다.

Welcome 코스는 차와 쇼트브레드로 부드럽게 시작되며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어주었다. 손님이 오면 가장 먼저 차와 간단한 다과를 내어주던 할머니의 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코스로, 공간에 자연스럽게 안착하게 만드는 시작이었다. 카스카라 차는 가볍고 맑은 단맛이 인상적이었고, 쇼트브레드는 담백하면서도 버터의 풍미가 과하지 않게 살아 있어 첫 코스로 부담 없이 즐기기 좋았다. Home 코스에서는 콜드브루와 Aunt Pai’s Flan이 함께 제공되며 한층 편안하고 익숙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가족 모임이나 특별한 날에만 맛볼 수 있었던 이모의 플란에서 영감을 받은 디저트로, 질감은 부드럽고 단맛은 과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함께 나온 콜드브루는 에티오피아 원두로 추출되어 전체적으로 매우 깔끔했고, 은은한 초콜릿 향이 느껴져 디저트의 달콤함을 차분하게 정리해주었다.

Butter 코스는 Pour-over 커피와 비스킷으로 구성되어, 재료의 본질이 가장 또렷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완벽한 비스킷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해 왔다는 Josh의 설명처럼, 섬세한 결의 비스킷은 watermelon rose jelly와 함께했을 때 특히 조화가 좋았다. 커피 역시 과하지 않게 곁들여지며, 이 코스의 균형을 깔끔하게 완성해주었다. Awaken 코스에서는 에스프레소와 토스트가 등장하며 전체 흐름에 확실한 리듬을 더했다. Josh의 첫 주방 경험이 시작된 곳에서 마셨던 한 잔의 에스프레소에서 영감을 받은 이 코스는, 기존에 떠올리기 쉬운 강하고 날카로운 에스프레소와는 달리 부드럽고 달콤한 인상이 중심이었다. 에스프레소는 그대로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얼음을 넣거나 우유를 더해 취향에 맞게 마실 수 있어, 같은 커피를 여러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함께 나온 콘 토핑의 토스트는 고소한 풍미와 식감으로 커피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마지막 Past and Future 코스에서는 Espresso Mai Tai와 Panna Cotta로 여정의 끝을 맺었다. 이름 그대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를 잇는 코스로, 전반적인 경험을 차분하게 정리해주는 인상이었다. Espresso Mai Tai는 알코올을 사용하지 않은 목테일로, 과일 향이 또렷한 커피를 사용해 커피 특유의 향과 열대 과일 같은 인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Panna Cotta는 어린 시절의 아몬드 젤리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디저트로, 익숙한 기억을 부드럽게 건드리는 맛이었다. Ahma의 시작과 끝이 모두 ‘추억’에서 출발해 다시 그곳으로 돌아온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인 마무리였다.

San Gabriel

Ahma

전반적으로 Ahma의 ‘Beginnings’는 커피와 디저트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조용히 풀어내는 경험이었다. 시즌별로 코스 구성이 바뀌는 프로그램이라, 같은 공간이라도 방문할 때마다 다른 흐름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곳은 예약제로만 운영되어 더욱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경험에 집중할 수 있었고, 빠르게 소비하는 카페 방문이 아니라 천천히 앉아 한 코스씩 음미하고 싶을 때 떠오르는 공간이었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섬세한 커피 경험을 원한다면, Ahma는 충분히 기억해둘 만한 곳이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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