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test, Driest and Lowest National Park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데스밸리(Death Valley)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사막 지역으로,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건조하고 뜨겁고 해발고도가 낮은 곳 중 하나다.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극한의 기후와 독특한 지형 덕분에 많은 여행자들에게 인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LA에서 차로 약 4~5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하며, 여름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할 정도로 덥기 때문에 여행하기에는 다소 위험할 수 있다. 대신 겨울철에 방문하면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아 좀 더 쾌적하게 둘러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1월 이곳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Badwater Basin
첫 번째로 방문한 배드워터 베이슨(Badwater Basin)은 데스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 중 하나로, 북미에서 가장 낮은 고도에 위치한 광활한 소금 평원이다. 이곳에는 작은 물웅덩이가 있으며, 과거 탐험가들이 이 물을 마시려 했다가 너무 짜서 마실 수 없었던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실제로 물 자체는 독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염분 농도가 매우 높아 마시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곳은 과거 바닷물이 증발하면서 형성된 소금 결정층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어 마치 다른 행성에 온 듯한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냈다. 끝없이 이어지는 하얀 소금 지대는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가까이서 보면 소금 결정들이 갈라지며 만들어낸 독특한 육각형 패턴이 눈길을 끌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발밑에서 바삭거리는 소금층의 질감이 느껴지며, 사방이 텅 빈 듯한 고요한 분위기가 더해져 이곳만의 특별한 매력을 더욱 극대화 시켰다.
Badwater Basin
Artist’s Drive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9마일(약 14.5km) 길이의 경치 좋은 드라이브 코스인 아티스트 드라이브(Artist’s Drive)였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달리면서 독특한 지형과 다채로운 색감의 절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데스밸리에서 가장 인상적인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이 도로는 아티스트 팔레트(Artist’s Palette)라는 형형색색의 절벽이 있는 지역을 통과하며,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극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자연이 만든 거대한 캔버스처럼 보이는 이곳은 광물 성분에 의해 다양한 색상이 층층이 쌓여 있어 마치 화가의 팔레트 같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었다. 드라이브를 즐기며 중간중간 전망 포인트에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아티스트 팔레트 뷰포인트(Artist’s Palette Overlook)에서 내려서 직접 가까이 가볼 수도 있다. 특히 늦은 오후나 해 질 무렵에는 햇빛이 절벽을 비추며 색감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하니,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그 시간을 맞춰 보는 걸 추천한다.
Artists Drive
Zabriskie Point
아티스트 드라이브를 빠져나와 이동한 곳은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전망대 중 하나인 자브리스키 포인트(Zabriskie Point)다. 이곳은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명소로, 부드러운 곡선이 이어지는 풍경이 마치 파도처럼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독특한 지형이 펼쳐져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바람과 빗물에 의해 깎여 형성된 구불구불한 언덕과 능선이 끝없이 이어지며, 빛의 각도에 따라 황금빛, 붉은빛, 연갈색 등 다양한 색감이 드러나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망대에 오르면 넓게 펼쳐진 언덕과 협곡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데, 멀리 보이는 파나민트 산맥(Panamint Range)과 어우러져 더욱 장대한 스케일을 느낄 수 있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약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되며, 짧지만 약간의 오르막길이 있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을 추천한다.
Zabriskie Point
Dante’s View
다음 포인트인 단테스 뷰(Dante’s View)는 해발 1,669m(5,475피트)의 높은 곳에서 배드워터 베이슨(Badwater Basin)과 데스밸리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사방이 탁 트여 있어 끝없이 이어지는 소금 평원, 협곡, 산맥이 펼쳐지는 장대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일출과 일몰 시간에는 빛의 변화에 따라 더욱 극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고요하면서도 광활한 이곳의 풍경을 직접 마주하니, 마치 다른 행성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장엄했다.


참고로 이날 날씨는 살짝 쌀쌀한 편이었지만, 햇빛이 따뜻하게 내려와 크게 춥지는 않았는데 단테스 뷰 정상에 오르자 고지대라 그런지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고, 강한 바람까지 불어 체감 온도가 훨씬 낮았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 꽤나 춥게 느껴졌기 때문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가벼운 외투나 따뜻한 옷을 꼭 챙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Dante’s View
Mesquite Flat Sand Dunes
Death Valley의 마지막 포인트였던 Mesquite Flat Sand Dunes은 데스밸리 국립공원 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사구(Sand Dunes)로, 접근성이 좋아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곳이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 언덕과 바람에 의해 형성된 부드러운 곡선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며, 사막 특유의 황량한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사구 곳곳에는 사막에서도 살아남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메스키트 나무(Mesquite Trees)가 자라고 있으며, 이곳의 이름 또한 이 나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메스키트 나무는 뿌리를 깊게 뻗어 극한의 환경에서도 수분을 찾아 살아남는 것으로 유명하며, 척박한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이 나무들은 거친 자연 속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Mesquite Flat Sand Dunes
데스밸리는 단순히 뜨겁고 거친 사막이 아니라, 자연이 빚어낸 놀라운 풍경들이 곳곳에 숨겨진 곳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소금 평원, 형형색색의 절벽, 장엄한 협곡, 그리고 바람이 빚어낸 부드러운 모래 언덕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장소들이 마치 또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광활한 풍경 속에서 자연의 웅장함과 고요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 Death Valley. 아름다운 이곳에서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