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하이킹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 둘째 날 새벽에는 베어 레이크부터 님프 레이크, 드림 레이크, 에메랄드 레이크까지 하이킹이 계획되어 있었다. 1박 2일 짧은 일정이기 때문에 Timed Entry를 예약할 때 베어 레이크에 가는 시간을 제일 빠른 새벽 5시로 예약을 해놨었다. 베어 레이크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그에 비해 주차장이 작아서 빨리 가지 않으면 주차하기 힘들기 때문에 새벽 4시 반에 숙소에서 베어 레이크로 출발했다.
사실 새벽 하이킹은 처음이었고 진짜 그냥 깜깜한 밤이어서 아무도 없을까 봐 걱정하면서 갔는데 진짜 좀만 더 늦게 갔으면 주차 못할뻔했다. 예약 못한 사람들이 5시 전에 와서 그런지 이미 주차장이 거의 꽉 차있었다. 베어 레이크는 주차장에서 제일 가까운데 이 시간에는 어차피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 목적지에 있는 에메랄드 레이크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보기로 했다.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정말 앞이 안 보일 정도로 깜깜하고 무서워서 다른 일행 뒤에서 바짝 쫓아갔다. 우리는 레드라이트 플래시를 가져가서 괜히 더 무서웠다. 정말 이 새벽에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건지.. 의문이 들면서도 사람들이 이렇게 가는데는 이유가 있겠지.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 없다는 마음으로 계속 걸었다
이때가 새벽 6시쯤인데 해가 점점 뜨기 시작에서 사진을 찍어도 좀 뭔가 나오긴 했다. 사진에 보이는 곳이 드림 레이크였는데 여기까지 오는 데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고 걸을만했다. 드림 레이크에서 에메랄드 레이크까지가 계단이 많아서 제일 힘든 구간이었다.
Emerald Lake
드디어 한 시간 반 만에 도착한 에메랄드 레이크. 에메랄드 레이크까지 가면 더 이상 길이 없다.
처음 에메랄드 레이크에 도착했을 때 위의 사진 같은 느낌이었다. 사진에 정말 다 안 담기지만 이때도 진짜 너무 멋있다 역시 올라오길 잘했다 그러면서 사진도 찍고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붉은빛이 쫙 들어오는데 진짜 너무너무 멋있었다. 이 감정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노란빛이 확 들어왔다. 이때 진짜 찰칵찰칵 카메라 소리가 장난 아니었다. 도착했을 때 이곳저곳 카메라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래서 해놓은 거구나 싶었다. 오빠가 이제 카메라를 사야 될 거 같다고.
Dream Lake
너무 멋있었던 에메랄드 레이크 구경을 다 마치고 다시 드림 레이크 쪽으로 내려갔다.
해가 다 뜨고 나니 이제 내가 올라왔던 길들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멋있는 곳을 올라왔다니 내려가는 길도 너무 멋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드림 레이크. 내려갈 때는 올라갈 때보다 훨씬 빠르게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해가 다 뜨니까 너무 예뻤는데 에메랄드 레이크와는 다르게 나무들도 엄청 많고 초록 초록해서 보고만 있어도 힐링 되는 느낌이었다.
Elk
드림 레이크에서 님프 레이크로 내려가는 길에 엘크 무리를 만났다.
아침 먹으러 나왔는지 내려가면서 엘크 무리들이 많이 보였다. 아기 엘크들도 있었는데 아기 엘크들끼리는 서로 막 엄청 뛰어다니면서 노는데 그 모습이 너무 동화 같았다. 뛰어다니는 소리가 말이 뛰어다니는 것처럼 발소리가 엄청 커서 놀랐다.
Nymph Lake
올라갈 때 전혀 보이지 않았던 님프 레이크. 앞에서 본 에메랄드 레이크와 드림 레이크랑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물 위에 lily pad가 뒤덮여 있어서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다. 드림 레이크가 초록 초록했다면 님프 레이크는 연두 연두 한 느낌. 이렇게 레이크마다 다 다른 느낌이 나는 게 신기했다.
Bear Lake
드디어 주차장까지 다 내려왔다. 이때 정말 너무 힘들어서 코앞에 있는 베어 레이크를 갈까 말까 너무 고민했다.
그래도 다왔는데 그냥가면 후회할꺼같아서 정말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베어레이크로 갔다. 정말 들어가서 그 앞에서 멍때리고 보다가 사진도 진짜 이렇게 두장만 찍었다. 너무 지쳐서 사진 찍을 힘도 없었기 때문에… 내가 힘들었을 뿐 베어레이크도 다른 레이크 못지않게 멋있기 때문에 하이킹할 여유가 되지 않는다면 베어레이크만 둘러봐도 충분히 멋진뷰를 즐길 수 있으니 꼭 가보시길 추천한다.
Bird & Jim
첫날 저녁에 갔던 식당. 미리 알아봤던 Bird & Jim이라는 식당으로 갔다. 들어갔을때 사람이 꽉 차있어서 대기해야되나 싶었는데 다행히 한자리가 남아있어서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식당 인테리어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분위기도 좋았는데 특히 쇼파가 편해서 맘에 들었다. 메뉴는 Fresh Potato Chips & Onion Dip, Tuna Poke, Prime Hanger Steak로 주문했다.
먼저 Fresh Potato Chips & Onion Dip 나왔다. 칩이 조금 짰지만 그래도 너무 맛있었는데 특히 소스가 맛있었다. 그리고 뒤이어 Tuna Poke, Prime Hanger Steak 나왔다. Tuna Poke는 밥이랑 나오는줄 알았는데 칩이랑 같이 나왔다. 설명 써진걸 제대로 안보고 그냥 시켰는데 밥이 아니라 칩이었나보다. 어쨌든 너무 맛있었는데 참기름이 들어갔는지 묘하게 한식의 맛이 났다. 그리고 Prime Hanger Steak. 이게 진짜 맛있었다. 고기가 완전 야들야들. 치즈 한덩이가 같이 나왔는데 이건 너무 꾸리꾸리해서 별로였지만 매쉬드 포테이트랑 고기는 너무 맛있었다. 양이 좀 적지 않으려나 했는데 너무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Bird & Jim
Boulder Brook on Fall River
숙소는 따로 체크인 할 필요 없이 3시 45분에 도어 코드를 알려주는 문자를 보내주는데 4시 이후에 아무때나 체크인 할 수 있다. 그리고 예약할때 이 숙소 근처가 엄청 어두우니 플래쉬를 가져오라고 써있었는데 정말 어둡긴했다. 근데 이 숙소만 그런게 아니라 Estes Park 주변이 전체적으로 다 어둡고 가로등도 빛이 되게 약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어둡게 느껴졌다.
너무 피곤한 탓에 화장실 사진은 깜빡하고 못찍었는데 안에 큰 스파욕조가 있어서 샤워하기 편했다. 오빠는 마지막에 스파까지 즐기고 만족해했다.
벽난로가 있어서 켜봤는데 따뜻해서 좋았다. 주변이 엄청 고요했는데 자려고 누웠을때 아예 아무소리도 안들렸다. 동네 자체가 엄청 조용해서 완전 숙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번에 또 예약할거냐라고 묻는다면 내 기준에서는 숙소대비 가격이 좀 비싼것 같다. Labor Day가 껴있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이 가격이라면 다음번엔 미리 다른곳으로 예약할 것 같다.
Boulder Brook on Fall River
처음 해보는 새벽 하이킹부터 너무나 멋졌던 Trail Ridge Road까지 다음에 또 가고 싶을 정도로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Rocky Mountain National Park으로 여행 계획을 하시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Part 2는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