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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stone National Park – Part 1

비행기 / 자동차 렌트 / 여행 일정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지열지대와 야생 생태계가 어우러진 독특한 자연 풍경 덕분에 많은 이들의 버킷리스트에 오르는 여행지 Yellowstone National Park은 미국 국립공원 중에서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마침내 그 오랜 바람을 이루고 다녀오게 되었다. 여행은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Bozeman Yellowstone International Airport(BZN)를 통해 시작했다. LAX에서 BZN까지는 약 2시간 35분 정도로, 비교적 수월한 이동 거리였다. 옐로우스톤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많은 이들이 Salt Lake City 공항(SLC)을 경유하는 경우도 종종 보이는데, 이곳에서 옐로우스톤까지는 차로 약 5시간이 소요된다. 실제로 항공편을 예약하며 비교해보니 SLC 쪽이 BZN보다 항공편이 더 많고 선택지도 넓었다. 다행히 나는 원하는 시간대에 맞는 항공편이 BZN으로 있어 이 경로를 택했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는다면 SLC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여행 일정은 위의 사진처럼 옐로우스톤을 중심으로 8자 형태로 돌아보는 루트를 기반으로 짜봤다. 일반적으로 Yellowstone National Park는 이 8자 코스를 기준으로 일정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이 여유롭다면 바로 아래에 위치한 Grand Teton National Park까지 함께 둘러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나 역시 이곳을 일정에 포함해 좀 더 풍성한 여정을 만들어봤다. 중간에 날씨 변수로 인해 경로를 약간 조정하긴 했지만, 다행히도 보고 싶었던 주요 명소는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옐로우스톤을 여행하려면 렌터카는 필수다. 우리는 미리 Enterprise를 통해 차량을 예약해두었는데, 공항 도착 후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옐로우스톤으로 향하는지 렌터카 부스마다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특히 Hertz, Avis, Budget는 줄이 엄청나게 길었고, 그에 비해 Enterprise는 대기 인원이 적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기다림은 감수해야 했다. Enterprise는 사전 온라인 체크인으로 모든 정보를 미리 입력해두면, 별도 서류 작성 없이 간단한 서명만으로 차량을 바로 받을 수 있어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었다. 렌터카를 이용할 예정이라면, 꼭 미리 정보를 입력해두는 걸 추천한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날씨

여행 전부터 옐로우스톤의 날씨를 계속 체크했었는데, 비가 온다는 예보가 나왔다가 다시 맑음으로 바뀌고, 또 다시 흐림으로 바뀌는 등 예측이 쉽지 않았다. 솔직히 ‘비가 와도 얼마나 오겠어’ 하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정말 말 그대로 쏟아지는 비를 만나게 됐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공원 입장 당시만 해도 하늘은 맑고 날씨도 완벽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비가 쏟아지더니 우박까지 내렸다. 두 번째 사진에 노란색 박스로 표시한 부분이 실제로 차에 떨어진 우박이다. 어떤 구간은 도로 옆에 눈이 쌓여 있는 곳도 있었고, 둘째 날에는 해가 강하게 내리쬐다가도 금세 쌀쌀해지는 등 하루 안에 사계절을 모두 겪는 느낌이었다.

물론 여행 시기마다 날씨는 다르겠지만, 옐로우스톤은 워낙 고도가 높고 지역마다 기후 차이가 크기 때문에 waterproof 아우터는 꼭 챙겨가길 추천한다. 나는 둘째 날에 급하게 현지에서 아우터를 하나 사서 정말 요긴하게 활용했다.

Gardiner Montana

이번 여행에서는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여러 입구 중 North Entrance를 통해 들어가기로 했다. North Entrance는 공원 북쪽에 위치한 관문으로, 입장 전에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마을이 바로 Gardiner, Montana다. 이 작은 마을에는 기념품 숍, 로컬 식당, 카페, 그리고 Visitor Center까지 알차게 모여 있어,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가기 전 가볍게 들러 쉬어가기 좋은 장소였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고, 잠시 머물며 지역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공원 입장 전 필요한 것을 준비하거나, 여행의 시작을 기념할 기념품을 구매하기에도 제격이었다. North Entrance를 이용할 예정이라면 Gardiner에서의 짧은 정차도 여행의 한 장면처럼 남을 듯하다.

Norris Geyser Basin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는 여러 간헐천 지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Norris Geyser Basin은 가장 뜨겁고 오래되었으며, 동시에 가장 역동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방문해보니, 이 설명이 괜한 말이 아니란 걸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은 정말 여기저기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소리와 함께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연기 가까이 다가가면 마치 스팀 사우나처럼 뜨거운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느낌이었다. 방문 당시 날씨가 꽤 쌀쌀했는데, 연기 옆을 지날 때마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져 잠시나마 추위도 잊을 수 있었다.

간헐천 특유의 유황 냄새도 은은하게 퍼져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크게 거슬리지 않았지만, 오빠는 꽤 강하게 느껴졌다고 말했을 정도로 사람마다 체감 정도가 다른 것 같았다. 신기하면서도 다소 긴장되는 풍경 속을 걷다 보면, 지구 속 깊은 곳의 에너지를 마주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여행지 이상의 경험으로 기억될 만한 장소였다.

Old Faithful

다음으로 들른 곳은 옐로우스톤을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인 Old Faithful. 이름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꾸준히 온천수를 분출해내는 간헐천으로, 옐로우스톤에 왔다면 꼭 한 번은 보고 가야 할 곳으로 손꼽힌다. 우리가 도착했을 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주차장에 자리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로 북적였다. 몇 바퀴 돌고 나서야 겨우 자리를 찾아 주차할 수 있었는데, 정신없이 이동하느라 분출 시간을 미리 확인하지 못한 채 도착했음에도 다행히 약 15분쯤 뒤에 분출이 시작되었다.

분출 전에는 온천수가 몇 차례 살짝 올라왔다 멈추기를 반복했고, 사람들도 조용히 숨을 죽인 채 분출의 순간을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다 갑자기 쏴 하는 소리와 함께 수십 미터 높이로 온천수가 치솟는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장면을 눈앞에서 직접 마주하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탄과 신기함이 동시에 밀려왔고, 옐로우스톤의 자연 에너지를 온몸으로 체감한 순간이었다.

Grand Prismatic Spring

Old Faithful을 감상한 뒤에는, 이번 여행에서 특히 기대했던 장소 중 하나인 Grand Prismatic Spring으로 향했다. 이 일대에서는 Grand Prismatic Spring 외에도 Excelsior Geyser, Opal Pool, Turquoise Pool 등 다양한 온천 지형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짧은 거리 내에 볼거리가 풍성했다. 사실 Grand Prismatic Spring은 트레일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어 원래는 위에서 조망할 계획이었지만, 시간상 트레일은 생략하고 가까이에서만 감상했다.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던 가운데, 드디어 눈앞에 펼쳐진 무지개빛의 온천.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을 실제로 마주하니, 선명한 색감과 규모, 그 신비로움에 잠시 넋을 잃을 정도였다. 물론 연기가 많아 사진에는 또렷하게 담기지 않았지만, 직접 눈으로 보는 순간의 아름다움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인상 깊었다. 반대편 트레일 위로는 멀리서 온천을 내려다보는 사람들도 보였는데, 다음번에 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면 꼭 트레일 코스를 따라 올라가서 위에서 Grand Prismatic Spring을 내려다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Biscuit Basin Geyser(Sapphire Pool)

Grand Prismatic Spring을 둘러본 후, 다음 목적지인 Biscuit Basin Geyser로 향했다. 그런데 주차장을 빠져나오자마자 차가 길게 늘어서 있어 깜짝 놀랐는데, 아마도 Old Faithful 분출이 끝난 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생긴 정체였던 것 같다. 우리는 분출이 끝나자마자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았지만, 조금만 늦었어도 한참을 정체 속에 있었을 뻔했다. Old Faithful 이후 다른 곳으로 바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이 점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Biscuit Basin Geyser는 사실 특별히 기대하고 있던 곳은 아니었지만, 막상 도착해서 본 Sapphire Pool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맑고 투명한 파란색 물빛은 이름처럼 사파이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색감이었고, 너무 깨끗해서 아름다우면서도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어 오묘한 긴장감마저 느껴졌다. 예상치 못한 감동이 있는 장소였고, 이 일대를 여행하면서 잠깐이라도 들러보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West Thumb Geyser Basin

West Thumb Geyser Basin은 앞서 들렀던 간헐천들에 비해 규모는 작았지만, 호수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이었다. 물가 가까이에서도 김이 피어오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다양한 색감의 온천들이 모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세 번째 사진 속 온천은 이름 그대로 ‘Paint Pot’이라 불릴 만큼 붉은빛, 회색, 노란빛 등이 뒤섞인 모습이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느낌이었고, 작지만 개성 있는 지열 지형들을 만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이미 그 전에 크고 화려한 지열 지대들을 둘러본 탓에 처음만큼의 감탄은 덜했지만, 고요한 호숫가와 이색적인 지형이 어우러진 산책로는 여행 막바지에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은 코스였다.

Mud Volcano & Dragon Mouth Spring

Mud Volcano & Dragon Mouth Spring은 이름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 지열 지대였다. 두 곳은 바로 옆에 붙어 있어 한 번에 함께 둘러보기 좋았는데, 이때 다시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서 준비해 둔 아우터를 꺼내 입고 천천히 걸었다. 먼저 마주한 Mud Volcano는 이름 그대로 진흙이 보글보글 끓어오르고 있었는데, 폭발하듯 튀는 진흙의 움직임이 꽤 강렬해 마치 지구의 심장이 뛰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너무 신기해서 한참을 그 앞에 서서 지켜보게 되는 장소였다.

조금만 더 걸어 올라가면 만나는 Dragon Mouth Spring은 동굴 같은 입구에서 증기와 함께 우렁찬 소리가 계속 뿜어져 나와 정말로 용이 숨 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신비로운 곳이었다. 알고 보니 이 소리는 증기와 가스가 물을 통해 폭발하며 동굴 벽에 부딪혀 생기는 소리라고 한다. 자연의 특징을 잘 살려 지은 이름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른 지열 지대에 비해 어딘가 더 거칠고 원시적인 느낌이 있었고, 계속해서 끓어오르는 진흙과 웅장한 증기의 소리가 자연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체감하게 해준 순간이었다.

Roosevelt Arch

Yellowstone에서의 여행 마지막 날 들렀던 Roosevelt Arch는 1903년, 유명한 건축가 Robert Reamer가 설계한 아치로, 당시 Yellowstone을 방문한 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이 직접 기공식에 참석한 인연으로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우리는 전날 숙소로 돌아갈 때 이곳을 지나며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봤었는데, 마지막 날 아침 일찍 다시 찾았을 때는 한적하고 고요해 사진 찍기에 더없이 좋았다. Yellowstone은 조금만 늦게 움직이면 인기 있는 포인트마다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하루를 서둘러 시작하는 것이 여행을 더욱 여유롭고 쾌적하게 즐기는 팁이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의 흔적이 담긴 돌 구조물 아래를 지나며 이번 여정의 시작과 끝을 연결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Roosevelt Arch는 단순한 출입구 이상의 상징적인 장소로 기억에 남았다.

Mammoth Hot Springs

Mammoth Hot Springs는 여행 첫날과 숙소로 돌아오던 날에도 여러 번 지나쳤던 곳이었지만, 비교적 시간이 소요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행 마지막 날로 일정을 미뤄두었던 장소였다. 아침 공기는 쌀쌀했지만 걷다 보니 금세 몸이 따뜻해져 오히려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본격적으로 코스를 따라 걷기 시작하니,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지형과 풍경이 이어졌다. 첫 번째 포인트였던 Devil’s Thumb는 새하얀 석회암이 층층이 쌓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눈이 덮인 듯한 지형과 푸른 숲이 어우러져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들었고, 바람에 날리는 지열의 김이 장면을 더 생동감 있게 만들어줬다. 이어 찾은 Minerva Terrace는 일부 구간이 통제되어 있어 반대편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그 덕분에 다른 각도에서 풍경을 더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세 번째 포인트는 Mound Spring이었다. 경사가 제법 있어 올라가는 길이 쉽지는 않았지만, 도착하자마자 펼쳐진 풍경에 “와,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멋진 장소였다. 계단식으로 쌓인 지형 사이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마치 자연이 만든 조각 작품 같았다.

마지막으로 들른 New Blue Spring은 주변 지형과 어우러진 고요한 분위기 덕분에 앞서 보았던 강렬한 지열 지대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Upper Terraces로 이어지는 길이 있었고, 위쪽에 주차한 뒤 아래로 내려오는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우리는 Main Terrace 구간만 둘러보았지만,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약 1시간 정도 소요되었고, 아침 일찍 시작한 덕분에 비교적 한적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계단이 많아 아주 쉬운 코스는 아니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 덕분에 걷는 내내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졌다.

US-89, Gardiner, MT 59030

Yellowstone National Park North Entrance

이렇게 Yellowstone National Park에서의 여정은 대자연의 웅장함과 변화무쌍한 날씨, 그리고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지열 지대들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매 순간이 새롭고 인상 깊었고, 무엇보다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Grand Teton National Park, 그리고 숙소와 식당 이야기를 소개해보려 하니, 이어질 여행의 순간들도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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